나, 에드가 앨런 포의 The Raven을 읽고 이해할 수가 있다(..)


2005년에 처음 접했을 때에는 이게 뭐여!? 싶었던지라 약간 쇼크;;

겨울방학때 올리버 트위스트라든가 폭풍의 언덕이라든가 일리아드라든가 오디세이라든가 유토피아라든가 죄와 벌이라든가를 죽어라 판 효과가 있었구나(..) 이제는 왠만한 고어는 봐도 감이 잡히는 듯. 그래봤자 세익스피어는 여전히 무리지만.(..)


한글 번역으로 읽는 것과는 확실히 느낌이 다르다. 특히 Nevermore의 경우는 한글로 옮기기가 좀 애매한 단어인데, 예를 들어

Till I scarcely muttered 'Other friends have flown before -
On the morrow he will leave me, as my hopes have flown before.'
                                   Then the bird said 'Nevermore.'


이 부분에서의 Nevermore는 '나'가 다른 친구들 그리고 자신의 희망이 예전에 날아가버렸다고, 이 새 역시 아침이 되면 날아가버리리라고 탄식하자 그 대꾸로 하는 말이니, '더 이상은 그렇지 않아.' 정도.

'Caught from some unhappy master whom unmerciful Disaster
Followed fast and followed faster till his songs one burden bore -
Till the dirges of his Hope that melancholy burden bore
Of "Never - nevermore."'
한편 여기에서의 Never-nevermore는 '더 이상은 그렇지 않아' 보다는 '더 이상은...더 이상은 안돼' 랄까, 그런 절망의 탄식 정도고.



그런가 하면


'......Clasp a rare and radiant maiden whom the angels named Lenore.'
                                   Quoth the Raven 'Nevermore.'


에서의 Nevermore는 '영원히 그럴 수 없다' 정도랄까. '천사들이 레노어라 이름지어준, 그 귀하고 아름다운 여인을 이 내가 다시 안을 수 있는지'(적당히 의역+직역+편집)에 대한 대답이니까.






결정했다. 나중에 정말로 작가가 된다면, 난 번역자 쓰는 대신에 내가 직접 다른 언어의 버전들을 써보겠어(..) 영어랑 한국어는 확실하고, 일본어도 그리 될 수 있으면 좋겠고, 원하는대로 프랑스어에 독일어에 라틴어까지 배우면 6개국어로 따로따로 쓰는 거구만.(..) 한국어랑 영어로 쓰는 것도 문체가 완전히 달라지니 6개국어로 쓰면 얼마나 달라질까.


처음에는 뜻도 제대로 이해 못했던 주제에 단순히 '레이븐'이라는 단어가 나온다는 것만으로 좋아한(..) 시인데, 이제 이해하고 보니 이 시의 아름다움-이랄까. 그런 것 때문에 좋아지는 듯.

이런 게 언어를 배우는 보람이겠지,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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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르카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어로 보면 그런 게 좋죠. 정말이예요. 그래서 외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저는 그런 점이 아쉽답니다. 원어는 확실히 느낌이 다른데.. 아무리 번역을 잘 해도 미묘한 차이까지는 살리지 못해요. 다음에 작가가 되시면 흑비야님은 꼭 그렇게 하셔요.^^ 분명 잘 하실 수 있을거예요. 기대됩니다.>_<

    2007.05.31 22:24
    • 흑비야 2007.06.01 17:51  댓글주소  수정/삭제

      원작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직역 비스무리하게 하다보면 저희가 이해 못하기도 하고, 저희가 이해할 수 있게 의역을 하다보면 원작이랑 완전히 딴판이 되곤 하죠(..) 그치만 번역도 번역만의 맛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잘된 의역의 경우에만(..)
      한번 힘내보겠습니다. 저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막 두근거려요>_<

  2. 개털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렇군요.....(미국에서 살면서 한달간 영어 원문은 거들떠도 안 본 누군가가 중얼거렸다)

    2007.06.01 08:30
    • 흑비야 2007.06.01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개털님......OTL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니 사실 저도 저 원문들(올리버 트위스트 등등) 제가 보고 싶어서 봤던 게 아니랍니다(..) ㅠㅠ

  3. on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사람 소설 정말 기분 좋지않게 뒷통수치는듯한 에메한 소름끼치는 허탈한 무서움이야ㅠ [<- 무서운거 너무싫어하는 원냥 // 하지만 영어 과제때문에 분석해야만 했었던 이 작가의 소설들과 그걸 주제로한 영화들ㅜ 잊혀지지않는 공포공포ㅠ

    2007.06.03 18:33
    • 흑비야 2007.06.03 19: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렇지 그렇지, 아예 대놓고 무서운 거면 말을 안하겠는데 읽을 때는 '이게 뭐야?-_-;;' 하고 소름만 조금 끼치다가 나중에 집에 돌아와 자기 직전 어두컴컴한 방안에서 왠지 모르게 다시 떠올라 덜덜덜덜 하게 만드는 그런 무서움!!<-뭔 소리야
      영화도 있어?! 추천 좀 해주라!!! 보고싶어!!+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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