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의 눈은 파랬다. 머리는 금발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더티 블론드였다. 더할나위없이 그 녀석에게 어울리는, 그런 색이었다.

녀석은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피아노치는 것 역시 좋아했다. 녀석은 노래부르는 것보다 피아노치는 걸 더 좋아했고, 난 녀석의 피아노 연주보다는 그 노래를 듣는 것을 더 좋아했다. 둘다 같은 수준으로 대단한 거라면, 녀석의 목소리를 듣는 편이 좋았다.

마셔버리고 싶은 목소리. 녀석의 목소리는, 그런 것이었다.


5살 이후 내 주위에 존재하던 굳어버린 표정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부드럽게 미소짓고 있던 그 녀석.

남들이 날 울게 할 때 내 손을 잡고 웃게 할 수 있던 녀석.

언제나 차갑게 불리던 내 이름을 너무도 따뜻하게 불러주던 그 녀석.

그들이 기쁘기 위해 내가 무엇을 느끼는지 신경조차 쓰지 않던 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내 기분을 신경써주던, 내가 내 기분을 위해 그 녀석의 기분을 망쳐도 신경조차 쓰지 않던 녀석.


모든 것이 단단해 미칠 것만 같던 그 세계, 내 눈앞에서 산산이 깨어지듯 부서져버린 녀석.




어두워 미칠 것만 같다고 생각했을 때

녀석의 존재는 내게 유일한 빛이었고

그 빛을 잡으려고 했을 때

난 그것이 환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환영이라도 내 속에 품으려고 했을 때

내 어둠은 그 환영을 삼켜버렸었다.




그러니 이해해주겠지, 너도.

너가 사라진 지금 이 어둠속에 잠겨 그저 미약한 저항만을 하고 있는 이 나를,

또다른 빛을 찾으려하지 않는 이 나를,

너라면, 이해해주겠지.


내게 있어 '빛'은 너밖에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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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on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나앗! 사운드 트랙 벌써 샀구나.. [<-느린원냥
    허허허;
    저 저 저 위에 더티블론드는 누군게야 +ㅁ+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침을..허허허;

    아아 추가로 나도 WWE 완전 좋아행//♡
    나 존 시나 완전 좋아하거든 ㅎㅎㅎ

    의도적인것도 아니고 이상형도 절대 아닌데
    이상하게 맘에 드는 녀석들은 꼭 블론드에
    몸 좋은 녀석들이더라구 -ㅁ- 허허;

    2007.06.04 12:30
    • 흑비야 2007.06.04 23: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니 거긴 아직 안 나왔어?(..) 괜찮아 나도 work experience 이거 아님 나왔는 줄도 몰랐을걸.(..)
      저 더티블론드는...음. Possibly, Stories I wrote 카테고리 첫번째 글에 나오는 청년이기도 하고, 벤자민 케이브(#00. 시작)이기도 함. ㄲㄲ(..)
      몸 좋은 남자 좋아하는 건 여자의 본능이야. 부끄러워하지 마 원.<-막 이러고(..) 그런데 존 시나가 블론드였던가; 미처 몰랐;; 난 지금껏 좋아하는 애들이 흑발 하나 금발 하나 적발 하나구나. 다채로워라.(..)

  2. one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ㅎㅎㅎ 역시본능이였던게야ㅎㅎ..;
    존시나 블론드 아니였어?! 머리빡빡밀긴했지만 블론드 같은뎀..;
    다채로운 마린이여; 난 솔직히 흑발도 금발도 적발도 갈색도 모두모두 오케이야ㅎ;
    근데 막상 지금껏 좋아한 애들은 생각해보니 다 금발이네; 허허;

    2007.06.05 04:11
    • 흑비야 2007.06.05 16:15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래 본능인 거야!(..) 존 시나 블론드였나......난 도통 모르겠었(..) 머리를 좀 기르면 알지도 모르겠는데 지금은 영 모르겠더라;; 머리색은 확실히 옅어보였지만.
      음......나도 갈색은 아마 오케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지금 내 애정 리스트 1순위에 올라앉은 사람은 금발(..) 0순위는 흑발이지만.<-막 이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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